수척해진 날들이
사라지는 밤의 실루엣처럼 흔들리고
방랑하던 나는
여명이 터 오고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늙고 비폐해진 신체는 바튼 기침소리를 못 이기고 오열한다
마치 낡은 증기 기관차처럼 덜그럭거릴 뿐이다
맘모스의 울음소리를 묻고 냉혹한 시베리아의 혹한처럼
얼어붙는 심장의 박동소리
노쇠한 기적소리가 숨 가쁘다
먼 그대는
새벽까지 오지 않는다
오로라의 행적처럼 사라지는 님의 적묵
바람은 나의 돛대를 밀어내고 흔들리며 우는 것은
자작나무 숲의 신음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