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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비령 가는 길

인연

by 시인 화가 김낙필



너를 만난 것도 인연이요

나를 만난 것도 인연이요

당신을 만난 것도 인연이요

그대를 만난 것도 인연인데

왜 자꾸 떠나려 하시오


별이 지고

달이 뜨고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려도

억겁의 인연은 지워지지 않소

그런데 왜 자꾸 끊으려 하오


평생 골방 움막에서 살았어도 후회하지 않소

내 탓이고 운명이기 때문이오

그 운명은 내가 만들고 택한 길이요

그래서 그나마 순한 삶을 살았오


인연이란

억겁의 업이요

떠나려 하지 마시오

소중한 것이려니

끊어내려 하지 마시오

천 년후 다시 또 만나지려니

없애려 하지 마시오


가는 길

필레 약수 한 바가지에 버들 잎이나 띄워 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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