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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한가위

by 시인 화가 김낙필



추석이라고 해봐야

귀성길 늘어선 고속도로 차량 행렬이나

인천 공항에 연휴 즐기러 나가는 출국자 행렬을 티브이로 보는 게 다다


고향도 없어지고

부모님도 떠나시고

형제들도 뿔뿔이 흩어져

갈 데도 없는 추석이다

긴 행렬 속의 저들이 오히려 부럽기만 하다


친구는 오늘도 오륙도 앞바다에 낚시 드리우고

수심에 가득 차 있을 텐데

멀어서 가지도 못하고 남쪽 하늘만 바라본다

우리 나이엔 그저 무막이 친구다


추석은 유년시절의 추억이 추석답다

설빔으로 골텐바지 차려입고

동네 아이들과 딱총쏘며 골목을 누비던 산 동네 시절이 추석 다웠다


기껏 티브이 앞에서 '한일 톱텐쇼'나 보고 있는 추석 연휴가

지루할 뿐이다

갈 곳도 없으니

평일보다 더 곤궁하고 심심할 뿐이다

명절 연휴가 그저 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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