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라고 해봐야
귀성길 늘어선 고속도로 차량 행렬이나
인천 공항에 연휴 즐기러 나가는 출국자 행렬을 티브이로 보는 게 다다
고향도 없어지고
부모님도 떠나시고
형제들도 뿔뿔이 흩어져
갈 데도 없는 추석이다
긴 행렬 속의 저들이 오히려 부럽기만 하다
친구는 오늘도 오륙도 앞바다에 낚시 드리우고
수심에 가득 차 있을 텐데
멀어서 가지도 못하고 남쪽 하늘만 바라본다
우리 나이엔 그저 무막이 친구다
추석은 유년시절의 추억이 추석답다
설빔으로 골텐바지 차려입고
동네 아이들과 딱총쏘며 골목을 누비던 산 동네 시절이 추석 다웠다
기껏 티브이 앞에서 '한일 톱텐쇼'나 보고 있는 추석 연휴가
지루할 뿐이다
갈 곳도 없으니
평일보다 더 곤궁하고 심심할 뿐이다
명절 연휴가 그저 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