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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날에는 죽어도 좋겠다

by 시인 화가 김낙필



여한이 없다

미련도 없다

앞으로 좋을 일도 없을 테고

세월을 쌓는 일 말고는 할 일도 없다

그러니 이쯤에서 가도 좋을 테다


시절 인연 속에

한 시절 잘 보냈으니

후회도 회한도 없다

이제는 가도 괜찮겠다 싶다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세월만

자꾸 쌓인다

그러다 어느 날엔가 시간이 멈추겠지

그럼 되는 거다


음악을 틀어놓고 누워서

푸른 창공을 바라본다

뭉게구름 사이로

하늘 계단이 어렴풋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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