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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연락망

by 시인 화가 김낙필



핸드폰에

비상시 연락 전화번호 1번을

누구로 적어 놓을까 고민한다

직장에 다니는 아들도 아니고

미운 마누라도 아니고

친구가 젤로 났겠다


2번은 누구로 해 놓을까

장남으로 해 놓자

3번은 차남으로 해 놓자


실상 일이 터지면

누가 제일 먼저 연락이 올까

시험해 봤다

아무도 연락도 없다

비상 연락 전화번호를 다 지워 버렸다


반나절이 지난 후 무슨 일 있냐고 작은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자판이 잘못 눌려졌다고 말했다


혼자 속으로는

"아빠는 이미 골든 타임을 놓쳐 사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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