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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Nov 01. 2024

悲木



발등이 아프다

물파스를 바르고 덧대어

신신파스도 붙였다

그래도 통증은 가시지 않는다

뼈에 금이라도 간 걸까

걱정이 된다


요즘 들어 생인손인지 손끝 발끝에 가끔 아린 통증이 온다

혈액 순환 문제인지

면역력 저하인지 원인을 모르겠다

그러다가 일정기간이 지나면 증상이 사라진다


반백년 넘게 사용해 온

사지 다 보니 육신이 쇠퇴하는 모양이다


발마사지를 해 봐도 차도가 없다

발은 나의 평생 인력거 아닌가

이상이 생기면 여행을 할 수가 없다

산책도 할 수 없다

부디 이상 없이 원상 회복되기를 기도한다


발은 세월의 무게만큼 여위고 작아졌다

변해버린 나의 모습처럼 안쓰럽고 애처롭다

괜찮다, 괜찮아질 거다


하지만 거울 속에 나는 어느새

한그루의 늙고 지친 나무다


발은 너무나 먼 길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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