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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랑 한 장

by 시인 화가 김낙필



달력이 어느새 다 뜯겨 나가고 달랑 한 장 남았습니다

바람처럼 세월이 무상합니다


앞으로는 아예 뜯지 말고 살아야 할까 봅니다

아니 달력을 아예 걸어놓지 않으렵니다


저 마지막 한 장마저 뜯기고 나면 빈 벽만 덩그러니 남습니다

그럼 벽처럼 세월을 잊고 살 수 있을는지요


그러다가 어느새

열두 장짜리 새 달력 얻으러

농협은행으로 달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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