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 울 마 네 킹

by 시인 화가 김낙필


겨울 마네킹


얼굴이 네모난 여자가 쇼윈도우의

마네킹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어느 겨울날 마네킹이 입은 하얀 양털깃

겨울 점퍼를 샀다

남자 친구는 한달 봉급을 내게 그렇게 썻다

지금은 남의 남자가 된 그가 종종 그립다

모르겠다

그의 사랑이 어디쯤 가고 있는지

내 그리움의 끝은 어디인지

오늘 그 마네킹은 하얀 양모 코트를 입고 있다

한달 봉급을 주고 마네킹의 옷을 벗겼다

여전히 괴로운 나날들과 싸우며

이 겨울이 다시 돌아왔다

세모난 얼굴의 남자가 길 건너편에서

쇼윈도우에 비친 나를 바라보고 서 있다

그렇게 겨울은 눈을리고

540번 버스는 성당앞을 지나가고

하얀 입김은 슬픈 표정으로 표류하며

사랑을 다시 채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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