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다 보면
할 말을 다 하지 않는다
상대를 보면 그 사람의 생각과 마음이 보인다
그것이 연륜일까
상대방의 속을 보는 눈이 생긴다
세월이 가니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겠다
저 사람이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감이 온다
이쯤 되니 반 점쟁이가 돼 가는 것이다
세월이 점쟁이로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서로의 만남에서
상대에 대해서 깊이 묻지 않는다
서로의 마음을 대강 알기 때문이다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은 멀다
그렇게 세월이 쌓이다 보면
서로를 잘 알기 마련이다
우린 서로를 잘 묻지 않는다
미래를 잘 알기 때문에
나란히 걸어가는 것이다
원하는 것도 없고
바라는 것도 없다
그저 함께 조용히 바람 따라가는 것이다
노을은 고요하게 진다
삶도 그렇게 지는 것이다
그러니 나이를 먹으면 한없이 고요해지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