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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애인

by 시인 화가 김낙필



숨겨둔 애인이 갑자기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

내게 지청구도 많이 듣고

욕도 많이 먹고

무시당해도 늘 해해덕 거리던

철없던 애인이 돌아가셨다


이제 밥은 누구랑 먹고

광장시장은 누구랑 가나

영화는 누구랑 보고

찻집은 누구와 함께 가나

이제 갈 곳도 볼 곳도 모두 없어졌다


이제 누구랑 얘기 하나

누구랑 걷나

세월 앞에 사람 하나 지키는 일이 이리도 쉽지가 않다

하늘 같은 사람 하나가

홀연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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