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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팔색조였다

by 시인 화가 김낙필



나의 그대는 오만하다

예의도 없이 까분다

나잇값도 못한다

그렇게 허물이 많다

렇지 않으면 모자란 나에게 올 수 있었겠는가


나의 그대는 울지 않는다

세상과 타협하지도 않는다

천방지축이다

남의 눈치도 안 보고 제 맘대로 산다

안하무인이다

어떤 때는 창피해 버리고 싶다

그렇게 오랜 세월을 살았다


나의 그대가 울던 날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그대도 우는구나

사람이었구나

그 이후로 나는 꼼짝도 못 하고 그네의 눈치만 본다

나의 그대는 팔색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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