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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빛무덤

펀지

by 시인 화가 김낙필



편지가 왔다

저 먼 남태평양 이름도 없는 섬에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뼈를 묻겠다는 사연이다

그곳 해변에는 천국의 계단이 있다고 한다


하늘과 닿아있는 수평선

썬베드에 누워 밀려오는 파도소리를 듣는다

남지나해 해변 햇살도 좋은데

왜 그 먼 곳까지 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행복하겠다

원하는 곳에 뼈를 묻을 수 있다니 좋지 아니 않겠는가

코끼리 상아뼈처럼 새하얗게 내 뼈를 연마할 수 있는 곳

천년만년 파도 같은 옥빛 무덤


닥터 김은 좋겠다

최고의 무덤을 찾아갔으니

이보다 더 좋을 일이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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