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燈

by 시인 화가 김낙필



침대맡에 작은 등은 나의 희로애락을 안다

수많은 밤을 함께했기 때문이다


비 오는 밤

눈 내리던 밤

천둥 벼락이 치던 밤

이 모든 계절과 밤을 함께 했다


등은 홀로 웃고 울던 남자의 숱한 밤의 비밀을 안다

언젠가부터 등을 돌리고 사는 사내의 삶까지

애증의 세월을 함께했다


오늘 등의 십 년 묵은 때를 씻기고 말갛게 말렸다

앞으로 새날 새 밤을 다시 시작하자고

등을 두드리면 위로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