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맡에 작은 등은 나의 희로애락을 안다
수많은 밤을 함께했기 때문이다
비 오는 밤
눈 내리던 밤
천둥 벼락이 치던 밤
이 모든 계절과 밤을 함께 했다
등은 홀로 웃고 울던 남자의 숱한 밤의 비밀을 안다
언젠가부터 등을 돌리고 사는 사내의 삶까지
애증의 세월을 함께했다
오늘 등의 십 년 묵은 때를 씻기고 말갛게 말렸다
앞으로 새날 새 밤을 다시 시작하자고
등을 두드리면 위로한다
필명 "자작나무숲" / 2002년 한맥ᆞ문예사조 등단 / (개인시집)마법에 걸린 오후/나의 감옥 출간 / 2016년 경기문학상 수상 / (현)인물화 &여행드로잉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