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

by 시인 화가 김낙필



어미가 자궁을 열고 아기를 밀어내는 일은 생사를 가름한다

축생도 마찬가지다

24시간 진통 끝에 양수를 터트려 배안의 아이를 세상 밖으로 내 보내는 일은 위대하고 성스러운 대업이다


그렇게 생사를 걸고 나온 아이들이 자라서 성년이 되도록 어미의 산고를 알리 만무하다

저희가 어미가 되어 산고를 겪어봐야 제 어미의 심정을 비로소 알게 될 것이다

때로는 아이를 낳다가 힘이 소진하여 죽음에 이르는 어미도 있었다


목숨을 걸고 낳은 아이이기에 어미는 자식에게 무한한 애정과 목숨마저도 건다

자식들은 어미의 무한 애정을 잘 모른다

제가 잘나 저 혼자 잘 큰 것처럼

어미는 낳아놓고도 평생 자식에게 휘둘리고 져가며 산다

그래도 후회 따윈 하지 않는다

어미는 죽어서도

자식의 꿈속에서 늘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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