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

by 시인 화가 김낙필



장백산을 내려오면서 몰래 주머니에 넣어 온 까만 화산돌

몽돌 해수욕장의 동그란 새끼 돌

남해안 무인도에서

을왕리에서 주워 온 돌멩이를

침대맡에 모셔놓고

밤마다 돌 구르는 소리

파도치는 소리를 듣는다


불법 채취는

걸리면 자연보호법에 저촉돼 벌금형이라

찍소리 못하고 살다가 이제는 실토한다

때 들어 가도 겁나지 않으니까


천년을 파도와 함께 구른 돌멩이가 너무 좋다

나는 백 년도 채 못살고 가는 인간이지만

너희는 천년을 품은 위대한 역사가 아니더냐

고구려가 울돌목이 광성보가 명량해전이 너희와 함께 했으니ᆢ


돌멩이를 수십 년 데리고 산다

그리고 그들의 역사를 밤마다 꿈속에서 만난다

그 모난 돌이 몽글몽글해진 사연을 듣는다

앞으로 백 년만 같이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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