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시인 화가 김낙필



오늘은 한 마디 말도 못 했네요

오늘은 詩 한 수도 읊지 못했고요

다시는 편지도 쓸 수 없는 날들이 왔네요

아무도 없네요

혼자가 됐습니다


어차피 혼자 왔다 홀로 가는 세상

아니겠어요

말(言) 문도 닫고

눈(眼) 문도 닫고

시(詩) 문도 닫고

모든 을 닫을 시간입니다


生을 가로질러 흐르는 강물이 멈춥니다

물이 흐르던 쪽을 바라봅니다

유년의 진달래 언덕이 보입니다


그대가 봄 철길을 아지랑이처럼 걸어갑니다

그 길가에 홀연히 부서지는 햇빛들이 곱습니다

남풍은 소맷자락에 흔들리고


​해가 저물어

강 건너 아파트에 불이 켜지고

가로등이 불을 밝히면 돌아가야 하는 시간입니다


어느새 그렇게 이 生을 왔다가 돌아가야 하는 때입니다

그렇게 영혼의 닻을 내릴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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