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 마디 말도 못 했네요
오늘은 詩 한 수도 읊지 못했고요
다시는 편지도 쓸 수 없는 날들이 왔네요
아무도 없네요
혼자가 됐습니다
어차피 혼자 왔다 홀로 가는 세상
아니겠어요
말(言) 문도 닫고
눈(眼) 문도 닫고
시(詩) 문도 닫고
모든 門을 닫을 시간입니다
生을 가로질러 흐르는 강물이 멈춥니다
물이 흐르던 쪽을 바라봅니다
유년의 진달래 언덕이 보입니다
그대가 봄 철길을 아지랑이처럼 걸어갑니다
그 길가에 홀연히 부서지는 햇빛들이 곱습니다
남풍은 소맷자락에 흔들리고
해가 저물어
강 건너 아파트에 불이 켜지고
가로등이 불을 밝히면 돌아가야 하는 시간입니다
어느새 그렇게 이 生을 왔다가 돌아가야 하는 때입니다
그렇게 영혼의 닻을 내릴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