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의 집

by 시인 화가 김낙필



나의 집은 물 위에 있었

평생을 떠 다녔고

바람 부는 대로 흘러 다녔다

뿌리를 박지 못하는 부초처럼

파도에 떠밀리며 살았다


어느 날 섬에 닿았다

포구에서 주막을 열고 나그네들을 재우고 먹였다

세월이 가서 섬은 다리가 놓이고 뭍이 되었다

그 주막은 수백억짜리 높은 빌딩이 됐다

부자가 됐다


물 위의 집이 뭍의 집이 됐을 때 기쁘고 행복했다

그렇게 세월 따라 8남매를 낳고 길렀다


내가 늙은이가 됐을 때

자식들이 빌딩을 나누어 가졌다

그리고 나는 다시 부초처럼 떠다니는 신세가 됐다

그리고 지금 물 위에 떠다니며 산다


물이 편하다

물보다 진한 사랑은 없다

애초에 물은 나의 고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