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시인의 것이 아니다
시를 사랑하는 백성의 것이다
시인은 시를 그저 옮길 뿐이다
우매한 시인은 시를 자기 것이라 생각한다
혼자만의 시는 죽은 시다
백성이 널리 읽고 노래하는 시가 영원히 살아남는다
뭇 시인들은 자기 시를 잘난 시라고 자랑하고 떠들고 다닌다
잘난 시란 없다
백성의 노래가 잘난 시다
오늘도 수천수만편의 시가 쏟아지고 날아다니지만 백성의 시는 드물다
모두 다 허공에 맴돌다 사망하는 시들 뿐이다
시에 명예와 부를 주면 안 된다
가난하고 황폐한 광야를 주어야 한다
그렇게 한 세기를 휘돌다 돌아와 저녁놀 같이 저무는 뼈에 사무치는 노래가 되어야 한다
시는 가난한 자의 밥이 되고 술이 되어야 한다
저 만수성찬의 자리에서 자화자찬하는 시들을 보라
얼마나 느끼하고 저속한가
차고 흘러넘치지 않는가
시인은 무릇 고요하고 낮게 흘러가야 한다
그렇게 한 세기를 지나 이름 없는 포구에서 정박할 때
선술집 홍등에 매달려 나그네의 흥얼거림으로 머물러야 한다
시가 죽은 것은 풍요 때문이다
가짜 시가 범람하는 것은 사치 때문이다
시인이 진심보다 명예와 사치를 쫒다 보니 시가 절명하고 마는 것이다
죽은 시는 무덤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