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랑이 긴 섶다리를 건너간다
발밑으로 초롱이며 흘러가는 세월이 꽃인 줄 알았다
달콤한 너의 말도 별수 없이 세월 속에 잊혀진다
너는 알고 있니
그 여름은 유혹이나 욕정으로 얼룩졌었다는 걸
돌아갈 수 없는 사랑은 한줄기 소낙비였다는 걸
저무는 오후는 울지도 못한다
흘러간 사랑에 대해서는 후회도 못한다
능소화시절 잠깐 생각나는 연정일 뿐이다
긴 사랑을 없다
절 마당을 가득 채운 상사화가 요염한 것은 비구니의 슬픔이다
붉은 염불은 마귀의 유혹이다
슬플 뿐이다
어쩌면 저 절간은 말없는 지옥의 마당일지도 모른다
지나간 사랑은 흔적도 없이 연옥을 떠돌 것이다
그걸 세속 인간들은 사랑이라고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