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연습

시한부

by 시인 화가 김낙필


등뒤에서 그대를 안았다

세상에 있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그대의 등은 여전히 따듯하다


그대가 이별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온몸에 암이 퍼질 때까지 아무도 몰랐다

늘 웃으며 살았으니까

건강했으니까


내가 대신해 줄 것이 아무것도 없다

오늘은 창가에 비스듬히 눕는 햇살마저 밉다

나도 함께 가고 싶다


그대가 말했다

걱정 마, 어차피 갈길 조금 일찍 갈 뿐이야ᆢ

그대가 떠날 겨울이 영영 안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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