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절박하다
내내 흘려보낸 시간의 앙금이 뭉쳐 옆구리에 담이 되고
막바지 지는 세월의 그림자가 차고 시려서
어금니 통증처럼 아리한 아픔이 엉켜 있다
나무가 옷을 벗고
어쩔 수 없다 위로해도
속이 답답하고 밑을 못 닦은 것처럼 찜찜한 기분이다
가자 그래도 가야 한다
또 다른 한해의 걸음으로
등 돌려세우는 시간의 빗금사이로 묵묵히 비켜 가자
11월은 마치 막차 같은 고독한 사람들의 달력 같다
필명 "자작나무숲" / 2002년 한맥ᆞ문예사조 등단 / (개인시집)마법에 걸린 오후/나의 감옥 출간 / 2016년 경기문학상 수상 / (현)인물화 &여행드로잉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