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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by 시인 화가 김낙필


11월은 절박하다

내내 흘려보낸 시간의 앙금이 뭉쳐 옆구리에 담이 되고

막바지 지는 세월의 그림자가 차고 시려서

어금니 통증처럼 아리한 아픔이 엉켜 있다


나무가 옷을 벗고

어쩔 수 없다 위로해도

속이 답답하고 밑을 못 닦은 것처럼 찜찜한 기분이다

가자 그래도 가야 한다

또 다른 한해의 걸음으로

등 돌려세우는 시간의 빗금사이로 묵묵히 비켜 가자


11월은 마치 막차 같은 고독한 사람들의 달력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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