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by 시인 화가 김낙필


친구에게 오랜만에 바람 쐬러 '구봉도' 가자고 전화했더니

짜증 나는 말투로 핀잔을 준다

'야, 지금 둘째 딸이 이혼소송 중인데 약 올리냐?'


내가 그런 줄 알았냐고

다짜고짜 성질부터 내면 나보고 어떡하라고

얼떨결에 미안하다며 전화를 끊었다

가만히 생각하니 부화가 치밀어 오른다

괜히 애먼 나한테 화풀이하는 것 같아서


못된 년, 너한테 다시는 전화 안 한다

손절이다


허긴 마음이 타겠다

아이들 데리고 친정으로라도 들어오면 손주 둘을 케어해야 하니 꼼짝 못 하게 생겼다


내일쯤 친구에게

위로 전화라도 해 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