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

by 시인 화가 김낙필


새벽에 누군가가 나를 찾아왔다

쿠팡도 아니고 검침원도 아니다

기억 속의 추억이다


무쇠 난로에 양은 주전자가 펄펄 끓고 있는 간이역

하루에 한 번 열차가 지나가는 한가로운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겨울 내내 쇠난로와 펄펄 끓는 주전자만 있었다


가끔 먹을 것을 찾아 설산에서 내려온 산짐승이 다녀갈 뿐이다

노루의 먹이 감자나 고구마 옥수수 잔해가 있었다

멧돼지도 다녀갔다


눈 내리는 강가

나는 지금 그 간이역에 서 있다

문뜩 찾아온 기억 하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