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자는 말

by 시인 화가 김낙필


그 사람은 말한다

이젠 지겹다고 질린다고 지루하다고


당신은 욕심이 너무 많아

오랜 세월 같이 있다 보면 있는 둥 마는 둥 그래지는 건 어쩔 수가 없는 거야

익숙해지고 편안해지는 게 지겨워지고 지루해지는 거지


헤어져 보면 알지

그게 평온이었다는 것을

소중한 안온이었다는 것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명작이었다는 것을

우린 그걸 모르며 투정하며 사는 거야


그래도 모르겠다면 이별해야지

너는 지루하지 않고 매일 새것 같은 사람을 찾아 가

지겹다는 말 듣는 것도 쉽지 않아

좋은 사람 찾아 가


그렇게 말해야 하는데

차마 그 말을 못 해서 여직 살고 있다

꼭 말하고 헤어져야 하는데

년째 그 말을 못 하고 있다

헤어지자는 그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