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열차

by 시인 화가 김낙필


신창 가는 시외선 전철이 퇴근시간과 맞물려 꽉 찼다

갑자기 어떤 꼰대 하나가 일갈하자 사람들이 놀랐다


"야! 젊은 놈이 발딱 일어나야지 요즘 것들은 예의범절이 없어"

잘 앉아 가던 젊은이가 깜짝 놀라며 벌떡 일어나 자리를 양보했다

그러자 그 자리가 제자리 인양 털퍼덕 앉는 늙은 꼰대

꼰대는 앉아서도 뭐라고 혼자 씨부렁 댄다

젊은이는 황망하게 죄지은 듯 다른 칸으로 가버렸다

퇴근하여 잘 가고 있는 젊은이의 자리를 뺏어 앉는 이 늙은이를 패주고 싶었다


"야! 이 씨발놈아!

나이는 똥구멍으로 처먹었냐

왜 피곤하게 퇴근하는 애를 일어나라고 하고 그 자리에 앉는 건 어느 나라 법이냐

나이 먹은 게 자랑이냐

그러니까 꼰대소리 듣고 빨리 뒤지라는 말 듣고 사는 거야

왜 잘 앉아있는 애들 자리를 뺏어 앉는 거냐고

야이 씹새꺄! 나이 먹은 유세 떨지 말고 집에 처박혀 있어

욕먹을 짓 하지 말고"


이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입에서만 뱅뱅 돌다 끝내 참고 말았다

젊은이들이 오죽하면 늙은 것들은 빨리 죽어야 한다고 할까

이러니 그런 것이다

도처에서 민폐를 끼치니까 사라져 주길 바라는 거다


말수는 줄이고 지갑은 열고 이렇게 나이 먹으면 깊고 고상해져야지

이런 무식한 늙은이들이 아직도 너무 많다

나이가 벼슬인양 창피한 줄도 모르고

막무가내식으로 남의 권리를 갈취하는 이런 꼰대들은 빨리 사라져야 한다


오늘 이 꼰대 때문에 얼마나 창피한지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하겠다

코피 터지게 줘 패지 못한 게 恨 스럽다

법이 있으니 폭력은 그저 상상 속에서나 해야지

이 꼰대 때문에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그러나 아무도 아무 말도 못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