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삼동'이라는 동네에 들어왔다
조그만 산등성이 산길이 있고
멀리로는 산의 능선들이 까무룩히 들어온다
나이 들면 먼 곳을 자꾸 쳐다보게 된다 그래서 좋다
풍경들이 먼 곳에 있어줘서 멀리 보기에 안성맞춤이다
바시락 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산등성이 길을 산책한다
흙길이 얼었다 녹으며 미끄럽다
조심하며 걸었다
해거름 저녁이 고즈녘했다
자연스레 길 끝으로 동네 신작로와 닿는 위치에 하천 다리가 이어졌다
그 길로 가서 내쳐 전통 시장까지 돌아서 왔다
동네 어귀 '컴포스'에 들러 커피 한잔을 놓고 망중한을 즐긴다
밖은 어느새 어둠이 내려앉아 귀갓길 행인들의 총총걸음이 보인다
자동차들의 후미등들도 붉게 붉게 빛을 낸다
하루의 끝이 조용히 저물어 간다
재건축에 밀려 40년 살던 아파트가 허물어지고
본의 아니게 어찌어찌하다가 산아래 동네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
의왕 덕성산 줄기 三洞이라는 동네
고층에서 보면 왕성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제법 운치 있는 산자락 숲세권 아파트다
사람의 運이 사는 자리와도 밀접하다고 하지만
내 運이 어찌어찌 막바지에 이르러 이곳까지 와닿았다
물 흐르듯 흘러들어 머문 곳이 이곳이려니 하며 살기로 했다
아침저녁으로 먼 산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재미가 있다
'三洞' 왠지 단순한 이름의 동네다
의왕 덕성산 자락이 흘러들어 온 곳
나는 여기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