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쁜 놈

by 시인 화가 김낙필


친구는 고성 산불로

70년간 불구의 몸으로 일군

벌통 250통을 잃었다

천재지변인지 인재인지는

모르지만

사업확장으로 2억원을 들여 벌꿀 공장까지 마련하고 상호도 새로 장만했지만 2개월여만에 火魔로 그 꿈이 무너졌다

이제 고생 그만하고 가업을 아들에게 인계하고 쉴 나인데

모든 일이 수포로 돌아가고 빈털털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운명이란 기구한 것

수없는 가난과 궁핍속에서 선택한 마지막 벌꿀사업이 자리를 잡고 고생 끝이라 생각했는데 난데없는 산불이

운명을 다시 갈라 놓았다

우리는 운명을 거역하지 못한다

하지만 왜 어려운 사람들은 그 숙명에서 헤어나질 못할까

신의 장난이 가혹하고 야속할 뿐이다

신은 엄청 나쁜 놈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