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와 사막 물고기

by 시인 화가 김낙필


가장 메마른 땅에서

태양을 지고 가는 자여

눈망울이 선해서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것 같은 슬픈 자여

오아시스를 몸에 담고

긴 여정이 생으로 들어와 사는 자여


둔황의 길은 나그네의 길

천축으로 가는 길은 아직 멀다

해가 저물면 별을 세고 낮달이 뜨면 그리움을 등에 담고 태곳적부터 걸어온 여로

등에 이방인을 태우고 천년을 가는 사막 여우의 친구


사막 아래 천길 물이 우는 소리와

바다였듯이 물고기의 아가미 호흡소리와

먹이 소소초풀 가시의 피를 닮아서

육신은 막 떨어지는 해와 같아

붉고 슬프다

나는 오늘 사막 같은 시를 쓴다

낙타의 등을 닮은 시를 쓴다

낙타의 눈물 같은 시를 쓴다

낙타의 생애 같은 시를 쓴다

사막 여우의 울음 같은 시를 쓴다

물고기의 화석 같은 시를 쓴다

그리고 신기루처럼 바람처럼 물처럼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