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
코감기가 왔다
영국산 홍차를 뜨겁게 우려낸다
사우디 알코바 노상 카페에서 마시던 홍차가 기억난다
압둘라 할배들은 유유자적 물담배를 빨고들 계시던 오후 여름복판
아니 거기는 늘 여름이었지
이열치열 뜨겁던 홍차의 진한 맛이 기억난다
떫은맛의 추억이다
빨간 맛의 기억이다
달콤한 맛의 추억이다
나른한 오후의 맛
할배들의 독한 물담배의 냄새가 생각난다
나의 기억들은 선셋비치의 해안으로 이어진다
몸만 담그면 둥둥 뜨던 살인적으로 짠 염분의 바다 맛
홍해는 넓고 푸르렀지만 상쾌하지는 않았다
감기가 왔다
아라비안이 즐겨 마시는 홍차를 마신다
옛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알코바 시내의 골목골목과 카페들이 스쳐 지나간다
홍해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바람처럼
코가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