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하게
무정하게
무상하게
또 한 장의 달력을 뜯어낸다
뜯어내지 않으면 안 되는
세월의 권력
이미 저 멀리 달아난 세월 앞에 무력한 生은 속수무책이다
그렇게 한 장 한 장 뜯어내다 보면
아무것도 남지 않은 면벽뿐
봄을 뜯어내고
가을을 뜯어내고
내 젊음을 뜯어내고
내 인생을 뜯어내고
그렇게 무심한 세월들을 열심히 뜯어낸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황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