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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에게 사랑을 배우고 싶다

by 시인 화가 김낙필



사랑이 깊어지는 까닭을 안다
모든것을 포기한 다음에야 자유로워 진다는 것을 깨닫듯이
의미를 저버린 것이 지워지지않는 의미가 되는것처럼
사랑이 이토록 깊어지는 까닭을 안다
나무가 움직이지 않고도 사랑할수있는 이유를 안다
높은 가지위로 스치는 바람이
사랑의 말을 전하고 느끼고
의미가 되기까지 침묵하는 방법을 안다
미운 사람아
죽고 싶도록 사랑할수 있을까
죽을만큼 사랑할수 있을까
끝여름 미루나무끝에 걸린 구름이 매미울음으로 울어
비를 뿌리고 가을이다
깊은 사랑을 두려워마라
새벽의 빛이 지나고 동트는 아침 채송화 가을씨를 뿌리고
호박꽃을 쪄서 소반에 얹어
퉷마루에 앉았다
빛이 하얀 뼛가루를 뿌리듯 사방으로 흩어졌다
영혼사이에서 부서지는 마음으로 망가진 고요를 읽는다
더많은 호흡이 필요하다
네몸을 욕기로 채우는 마술은
사랑이 아니므로
내 사람과 너의 사람이 사랑하는 동안 빙하의 바다위로 별이 진다
장생포 고래박물관에서 오래된 사랑의 기억을 떠 올렸다
그져 곁에만 있어도 행복했다는 것을
많은 밤을 뒤척여가며 두려워했던 사랑의 기억이 진심이었다는 것을
지울수없는 흔적으로 남았다는 것을
투명한 거리에서 지나치는
깊어지는 누구를 위하여
사랑이여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