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슈퍼슬림 블루 6

by 시인 화가 김낙필





아이발릭 호텔 조식 후
오스만 튀르크의 옛 수도인 부르사로 이동
최고의 전망 [톱하네히사르] 및 [울루 자미], [실크시장] 관광
부르사 [오스만 튀르크의 옛 수도] 관광
기원 전 6세기 페니키아 왕 부르사에서 지명이 유래된다 1326~1413년

오스만튀르크의 수도였다는

면직물, 모직물 등 섬유공업이 성하여 융단, 비단 등이 옛날부터 유명하다

아름다운 모스크와 술탄의 묘 등 역사적 기념물들이 남아있다
이제 여정의 막바지다
동서양이 공존하는 땅
무슬림의 율법처럼 이들의 종교의식은 정직하다
모스크에서 울리는 메아리 소리가 산사의 종소리를 닮았다


너를 사랑한 것이 진실은 아닐지라도 한때 네가 전부였을 때가 있었다
가슴이 에이듯 아픈 적도 많았고 그래서 네가 좋았다
고개 숙여 우는 너를 알지 못해서 안타까웠고
타인처럼 느껴져 서먹서먹했다
그런 날이 있었다
자고 나면 새로운 하루가 되는
하루하루가 다시 태어나서
또 다른 너를 만나면 웃을 수 있기를
나는 먼 곳에 와서 너를 생각한다
곁에서는 생소하고 무섭던 너를
여기와 서야 이해하게 된다
얻고자 왔던 곳이 아니라서
다 훌훌 털어버리고 가고자 한다
그리 빈 몸이 되어 가벼워지면 날아갈 수 있겠지
그렇게 생각한다


헬렌이 지친 웃음을 가끔 보인다
아니면 그 황량한 도시로 돌아가야 하는 두려움 때문인지도 모른다
걸어온 길에 노을이 진다
길들이 눈앞에서 사라진다
모든 것이 흘러가는 것이다 이별의 서막이다
여정이 끝나갈 무렵 그녀가 말했다
"이런 여행은 큰 의미가 없네요"
"여행이란 자유롭고 여유로워야 하는데 쫓기듯 정신없이 휘둘리다 보니

도통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그러게요 통상 유럽 쪽 패키지가 대부분 다 이렇답니다"
"그냥 사진 찍고 이동하고 또 사진 찍고 이동하고
그냥 풍경만 찍고 지나가는 거예요"
"그러게요, 여유를 가지고 즐겨야 하는데 정신이 없네요"
"다음에 기회 되면 다시와 여유롭게 동네 골목골목 구석구석 돌아보고 싶네요"
"여행은 무얼 얻고 채우려고 오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살며 묻힌 때와 불필요한 것들을 모두 버리고 오는 게 여행이라 생각해요"
"그래도 다행스럽게 선생님과 함께여서 그나마 특별했어요
문학 얘기며 환경 얘기며 오랜만에 귀가 호강한 기분였어요"
"저는 일밖에 모르고 살았으니 할 얘기가 없어 한편으론 너무 죄송했어요"
"남은 인생은 반성도 하고 놀기도 하고 하면서 온전히 저만을 위해서 살아 볼

생각을 해봤어요"
"저에게 그동안 고생한 보상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문뜩 들었어요"
"어떻게 보상할지는 좀 더 고민해보며 결정해야겠지만요"
"그리고 내겐 사랑했던 기억들이 하나도 없어서 많이 아쉬워요"
"아직도 난 날 찾지 못한 것 같아서 왠지 내게 미안해졌어요"
"다시 한번 같이 여행하고 싶을 때 샘께 연락드릴게요..."
저녁노을 풍경 속에 그녀는 석양의 그림자처럼 비스듬히 기울고 있었다
눈빛에 스민 진실들이 그녀의 소매 끝에서 바람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추억이란 아름답지만 슬프기도 해서 마치 바람결에 노래 같았다
'술타아흐메트 광장'에서 우린 처음 팔짱을 끼고 걸었다
스킨십에 서툰 내게 그녀는 어깨를 살며시 기대어 왔다
운명의 그림자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가 다시 멀어져 가고 있었다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을 하자
힘들고 복잡한 삶은 사랑이 약이 아니던가
뒤돌아 보면 허망하다
이 순간을 사랑하자 사랑할 수 있을 때 마지막 날처럼 사랑하자
노을처럼 피어난 꽃이 지기 전에 사랑하자




내가 아름다운 것은
내 곁에 늘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추려한 것은

곁에 늘 비열한 인간들이 진 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누굴 만나고
누구와 인연을 맺고
누구와 있느냐에 따라서
나의 모습이 결정된다
좋은 친구를 만나면
좋은 사람이 되고
나쁜 친구들을 만나면
나쁜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삶이 바뀌고
인생이 바뀌는 것은
사회적 인적 교류에 있다
부자 곁에 있으면
부자 되는 법을 배우며
사기꾼 옆에 있으면
사기 치는 방법을 배운다
그 결정은 오로지
본인만이 선택할 수 있다
당신은 지금 누구이며
어디에 있는가
누구를 만나고 누구와 함께 살고 있는가
그리고 어떤 사람으로 살고 있는가

사랑하라
좋은 사람들을 맘껏 사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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