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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지 않는 집

by 시인 화가 김낙필



또 돌아왔다
행적도 없이 휘적휘적 거리다가
빈방으로 다시 돌아왔을때
왜 서러워지는 것일까
떠날때 먹었던 돌같던 마음은 그 곳에다 다 털어내고

조각 바람처럼 가벼워져 돌아왔지만
방황처럼 방랑으론 행복하지 못했다
풀잎처럼 눕는 이 긴 한숨 그 의미는 뭘까
너를 잊고 살수는 없는 일,
잊고 싶어도 자꾸 되살아나는 세월
추억만으론 살수 없는다는걸
왜 진즉 몰랐을까
주저하던 생각과 체념하던 일들이 몽상을 넘었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감당했던 날들과 훔치면 안되는

붉은 영혼과
아픔을 변방 그 길가에 버렸건만
돌아와도 돌아지지 않는것들이 있다
나와 그들의 빈 말들이 지금도 그 곳에서 남아 수런거린다
허껍데기만 누워있는 나의 지붕없는 집, 뜰, 괘종시계ᆢ
돌아와도 돌아와 지지 않는 나의 지친 행적
내가 주저하는 것은
내가 결코 끝이 되지못할 것이라는 것
족히 구름가 장대끝에 매달린

빨간 잠자리의 오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