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가 좋아서 팔십평 아파트에서 혼자사는 스타들도 있지만
달랑 창 하나 있는 골방에서 꿈을 먹고사는 사람도 있다
그 넓은 공간에서 혼밥 시켜먹고 혼술하며 휑한
외로움에 시달리지만
골방에는 책이 있고 사계절 옷도 함께있고 창을 열면
공원이 보이고
산비둘기 울음소리도 들리고 푸른하늘 뭉게구름 흘러가는것도 보인다
음악듣고 글도 쓰고 책도 읽고 디엠비로 드라마도 보고
손에 닿을듯한 천정에 세계 지도 그려놓고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삶에 모든 것들이 온통 섞여 있어서
외로울 틈이 없다
"달력타올벽시계무드등손가방맨소래담모자위스키와인망치행거옷들안마기책화장품목각꼬끼리반짓고리선풍기캔바스진열장목거리팔찌향수색안경반지사탕봉지핸드크림편백수액공허스님시집청바지등산가방스틱안전모짚시가방온풍기쌀포대여행가방카우보이모자쿠션싱글침대유화물감솔방울거미줄..."
활개조차 펴지 못하는 공간에서 매일 첫차를 기다리고 막차를 탄다
햇살 가득한 거리로 나서면
봄이 화사하게 피어나서 세상을 가득 채우고
골방의 수천배 되는 정원을 만난다
골방은 영혼을 정제하는 공간
무덤같은 공간
감옥
자궁같은 공간
팔십평 아파트에서는 목을 매는데
골방에는 목을 걸곳조차 없어서
새로이 아침마다 다시 태어난다
신세타령은 접어두고
햇빛 쏟아지는 창밖을 보니 영산홍이 붉고 자귀나무
잎새가 연둣빛이다
조용히 잡아주는 손이 있어
봄빛이 참 곱다
그래도 배는 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