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은 내 행적을 대부분 싫어한다
여섯 정거장이나 되는 시장을 전철로 가서 땀 뻘뻘 흘리며 장을 봐오는 무지함에
열에 아홉은 기함한다
싼 거만 좋아하는 나를
좋아할 대한민국 여성은 사실 하나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들 좀스럽다고 생각할 거다
오늘의 장보기는
암놈 수박 오천 원, 복숭아 6개 이천 원, 풋사과 6개 천 원,
무한개 천 원, 반찬 3팩 오천 원, 깐 양파 5개 이천 원 아보카도 3개 삼천 원,
대파 한 단 천 원
홍두깨 멸치 칼국수 한 대접 삼천 원
동네 GS슈퍼 수박 한 통 가격 2만 원으로 이 모든 걸 다 해결했다
단, 저녁 시간에 해당하는 장터 시세 들이다(6시~7시 사이)
자식은 아비를 닮는다더니
살아생전 지극히 아끼시던 아버지의 생활습관을 참 좀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비 나이쯤 되어 보니 어느새 나도 그이의 행적을 똑같이 쫒고 있는 게 아닌가
유전자의 집요한 데칼코마니 다
남성 시장은 몇 번 소개한 대로 총신대역 14번 출구로 나가면
마주하는 동작구 소재 재래시장이다
언제나 북적이는 사람 냄새 기득 한 곳이다
매번 싼 가격에 현혹, 충동구매해서 어깨 빠지게 들고 오는 무식함이 나도 싫다
운동삼아 나갔다가
기진해서 돌아오는 장터 만행
앞으로 얼마나 이 딴짓을 더할까 나도 모르겠다
아버님의 유전자가 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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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은 깍두기를 담았는데 간이 짜서 무 한 개 사러 나갔다가 저지른 소행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