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병만이

by 시인 화가 김낙필



내 친구는 낚시꾼 아니다
도시 어부도 아니다
골프에 미쳐 반평생, 여자에 미쳐 반평생,
그리 願없이 살았지만
다 심드렁해지자
마지막으로 낚시터에 앉았다
하루 종일 찌만 바라보다가 붕어 한 마리 못 낚아도 좋단다
세월을 낚는 거니까
오라는데도 없고, 갈 데도 딱히 없다 보니
매일 낚싯대를 들고 이 곳 저곳 싸돌아 다닌다
라면이 주식, 소주는 부식
종일 물만 들여다보고 앉아 있다 보면
저도 어느새 물결이 된다나 만다나
맞든 안 맞든 이제야 친구가 인간처럼 보입디다
삶을 낚싯대 찌에 걸어놓고 온종일 마냥

기다립니다
다 부질없음을 안 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