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 이 달

by 시인 화가 김낙필



나는 원초적인 것이 가장 진실한 것이라고 믿는다

품위 유지 때문에 가면을 쓰고 사치를 입고 고상한 척하며 살아야 하는 세상은

연극무대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종이를 오려 달을 만들고
별을 따다가 팔찌를 만들고
눈물을 뿌려 은하수 저편 메텔이 사는 고향으로 간다

무서리진 감나무 아래
빨간 홍시 하나 떨어져
아침 까치 다녀간 後로 산간에는 초경처럼 初雪이 내렸다

가슴 골짜기로 메기의 노래가 울려 퍼지고 유년의 겨울 강가에는 무리 진 철새가 유영한다
나는 날지 못하는 새다

현실은 참혹한 꿈이다
단절된 관계 속에서 生은 의미 없이 무참하다
비릿한 증오의 진원지에서
갈 길을 잃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
종이달을 사러 '동묘'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