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드 름

by 시인 화가 김낙필




"고드름 고드름 수정 고드름
고드름 따다가 발을 엮어서
각시방 영창에 달아 놓아요"

요즘 세상엔
집에 처마가 없으니 고드름이 매달릴 곳이 없다
처마마다 주렁주렁 달린 고드름을 깨물어 먹기도 하고
칼싸움 장난도 했던 유년의 풍경은 볼 수가 없다

초가집 처마 구멍을 뒤져 참새 알과 새끼를 잡던 재미도 있었다
깨밭에 사이나 콩알을 놓아 꿩을 잡고
올무로 산토끼도 잡았다
지금 생각하면 그 시절이 마치 원시시대 같다

왜 오늘 갑자기 고드름이 생각났는지 모르겠다
추위 때문인가
한파 주위보로 두문불출
집에만 있었다
지난밤 과천에 내린 눈은 11cm가 넘었다

문고리가 쩍쩍 달라붙던 산동네 시절도 생각났다
어느새 세월이 사람 사는 모양새를 너무 많이 바꿔 놨다

고드름이 집집마다 매달리던
그런 시절은
다시 오지 않을 추억이 됐다

지금 밖에 온도는 영하 17도 다
요즘 아이들은 고드름을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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