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 람

by 시인 화가 김낙필




내 가슴에 평생 노를 저으며 살고 있는 그 사람은

오늘도 부지런하다

꽃차를 만들고

꽃씨를 받고

고양이 밥을 주고

가지를 따서 무침을 하고

콩을 불려 콩국수를 만다


먼바다에서 올라온 회무침 한 접시가 빛이 난다

저녁놀이 붉어 심장이 뛴다

밤바다에 낚시를 드리우고 밤새 바닷소리와 말동무하던 사람

낚시꾼의 아내가 냄비라면을 끓여 총각무 김치와 함께 내 왔다


두런두런 얘기 나누다 돌아눕는 새벽

어느새 말매미 울고

어떤 어떤 시작이다

재 작년 뭍으로 떠난 친구가

돌아왔다

웃음기 가신 멋쩍은 얼굴로

손을 내민다

주먹 인사를 했다


섬 그늘에 앉아

먼바다를 보다가

문뜩 그 사람이 그리워졌다

내일은 뭍으로 가는 배를 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