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동

by 시인 화가 김낙필





순덕 할머니가 활짝 웃으셨다

평생 동안 처음 보는 웃음이다


청상과부로 농사지으며

아들 둘, 딸 둘을 대학까지 보내고 출가시켰다

다들 서울서 잘 산다


자나 깨나 자식들 끼니 걱정, 학비 걱정 뒷바라지하느라

평생 웃을 일이 없었다

지난한 삶이었다


그런데

순덕 할머니가 활짝 웃는다

남해 외딴 마을 호젓한

요양원 양지바른 벤치에 앉아

소슬바람에 굴러가는 낙엽을 보고 환하게 웃으신다


이제야

근심 걱정 없이 활짝 웃으신다

해맑은 그 모습이 참 예쁘다

입동이다

요양원 감나무 가지에도

곧 흰 눈이 내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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