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참 한 새 벽

by 시인 화가 김낙필





한 밤중 잠에서 깨어

멀거니 천장만 바라보다

창밖으로 귀 기울여도 바람소리 하나 없이 적막하다

불 끄고 눈감고 있어도 또렷또렷 해지는 의식

잠들기는 틀렸나 보다


폰에서 날씨 확인해보니 바깥 날씨가 영하 9도다

어지간히 추운 새벽이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거리다

머리맡 못 다 읽은 시집을 펼쳐 본다

깨알 같은 시어들이 눈에 밟히고 잠은 이미 멀리도 달아나 버렸다


견고한 새벽은 눈발이라도 내리려나 창문을 여니

싸~하게 몰려드는 찬바람이

얼굴을 감싼다

이미 싸락 눈이 가지마다 하얗게 앉아있다

밤사이 소록소록 눈이 왔었구나

너 때문에 고요했구나


카스 뮤직을 열어 때 이른 크리스마스 캐럴을 듣는다

'잇츠 온리 크리스마스', '라스트 크리스마스' ᆢ

새벽은 점점 더 견고해 가고

멀리서 누군가의 새벽 기침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거기도 깨어

잠을 이루지 못하는 모양이다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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