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보통 사람
혼란한 일상과 감정의 너울이 커서 한동안 독후감을 쓰지 못했다.
그래도 책지기들과 하는 독서 모임은 꾸준히 나가고 있어, 이번에도 숙제하듯 책을 읽었다.
이번에 읽은 [고요한 우연]은 여러 곳에서 좋은 책이라고 리뷰도 되고 광고도 많이 나왔었기에 반만 기대했다.
너무 많이 입에 오르면 오히려 나랑 안 맞는 경우가 많았어서.
물론 그중에는 누가 봐도 좋은 책도 많다.
그냥 나의 편견?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번 책은 진짜 진짜 좋았다.
나의 취향에도 딱!이라서 글방에 오는 학생들에게도 많이 권하게 될 책이다.
주인공인 수현은 자신이 너무 평범해 지루하다고 느낀다. 아주 작은 반짝임이라도 있다면 너무 좋을 텐데 하며 아쉬워한다. 그러나 자신에 대해 많이 실망하거나 싫어하지는 않았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믿어주는 가족과 단짝 지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며 첫사랑을 하게 된다. 반의 인싸로 아이돌 같은 존재인 정후에게 한눈에 반한다.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밝은 정후가 수현의 눈에는 정말 멋지다.
그러다 ㄱ개서도 눈물이 나는 ㄱ굼을 ㄱ구었고, 그 꿈에 나온 아이가 앞자리에 앉은 정후를 보다 보면 보이는 연우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뒤로 계속 연우가 궁금하다.
그리고 수현의 반에는 단짝인 지아도 있다.
또한 어디서나 눈에 띄는 고고한 얼음 공주님 같은 고요가 있다. 고요는 반 친구들과 사이가 좋지 않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아이들에게 너무 매몰차게 대해 미운털이 박혔다.
고요는 그러나 계속 괴롭힘을 당하고, 이를 막아주고 싶으나 용기가 없어 뒤에서 도와주는 수현.
우연히 고요, 우연, 정후의 sns 게정을 알게 되어 비밀 게정으로 자신을 밝히지 않고 이야기를 나눈 게 되는 수현. 점점 원치 않고 의도치 않았던 거짓말이 쌓이게 되어 괴롭다.
특히 아이들이 남에게 쉽게 드러내지 않았던 모습과 감정을 수현이가 만나지 않을, 멀리 있는 낯선 이라고 여겨 털어놓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수현이는 미움받을 게 무섭지만 지아의 응원에 결심을 하고 세 명 모두에게 밝힌다.
물론 수현의 사과는 고요에게는 비난을, 정후에게는 멀어짐을 받게 했지만, 우연을 찾아내 다시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한다.
내가 생각할 때, 나는 완전 보통의 사람이다.
그래서 수현이의 마음이 더 절절하게 느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아이들도 자신이 보통의 사람이라 불만이 있을 것이다.
보통의 사람으로 평범하게 사는 것이 제일 힘든 일이라는 수현 엄마의 말이 얼마나 진리인지!
보통의 사람은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하는 거지?라는 수현의 말이 얼마나 가슴 아픈지!
상처받기 싫어 가까이 오지 말라는 고요의 외면이 얼마나 고독한지!
너무 힘들 땐 누가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 괜찮아요? 하고 툭 물어봐주는 것만으로도 숨 쉬게 할 수 있다는 정후의 말이 얼마나 절박한 상황에서 나오는지!
다들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