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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비츸키 Oct 17. 2021

[한주다이어리] 5. 00:00

한주에 한단어. 이야기를 좀더 나누어보자. 한주다이어리.





잠시후, 자정을 알려드립니다. 띠로리 띠로리로리! 땡! 자정에 누군가의 생일을 가장 먼저 축하해주고 기념일을 축하해주고 새날을 알리면서 종치는 것도 들어보고, '해피 뉴이어!!!" 하면서 시상식 프로그램을 보는 자정, 12시 혹은 0시. 필자에게 자정은 마감과 정산을 위한 시간이고 포스가 업데이트가 되는 시간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밤에 일하는 것이 익숙하고 새달 1일이 되면 이런 저런 행사 준비에 바빴던 나날들. 저의 자정은 이런 의미로 살아왔습니다. 제가 아는 지인 중에 가장 늦은 23:59분에 생일을 축하해 주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마지막 분을 채워주고자 그렇게 보낸다고 합니다. 꽤나 그럴듯하죠. 오늘은 자정. 12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한주의 끝을 알리는 한주 다이어리. 오늘은 자정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주의※


본 편은 대 놓고 음악 방송을 지향합니다. 아마도 다음주까지 계속 될듯 합니다만. 긴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 기가막힌 리스트를 제공시켜드릴테니 봐주시면 너무 감사합니다.



- "네, 잠 안올때 그녀석이 옆에 있으면 심심하지 않았는데"



시작은 이랬습니다. 처음으로 자정이라는 시간을 기다려왔던 순간들. FM 음악도시는 MBC 에서 자정에 시작하는 방송입니다. 시장들의 커리어가 엄청난 분들이었죠. 그분의 마지막 음악도시 방송을 들었었던, 하늘에 계신 마왕님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만. 저의 대부분의 음악도시를 지키는 분은 유희열 현 안** 뮤직 대표님이었습니다. 그 때 들리던 노래. 별 짓을 다하더라도 자정엔 라디오를 켰던 그 때 그 노래.

Blonker - Travelling.



https://youtu.be/-vtWkRrlGpU






1993년 "The Tree of life"에 2번트랙에 수록되었던 Blonker의 노래입니다. 블롱커의 존재를 알았던 건 이때가 처음이었고 누군가의 노래로 기억되는 것의 처음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블롱커는 디에트레 가이케라는 독일 출신의 음악가라는데 그거 보다도 이 노래의 뮤지션. 음도의 오프닝 송으로 잘 알려져 있는 그 곡의 뮤지션이라고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아직도 그때 그 노래 만큼의 자정 곡을 찾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뒤에 나오는 자정의 노래들도 인생과 함께 했던 노래기도 합니다만 테이프를 살 돈이 없어 공테이프에 음악을 저장하던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로 들리는 자정의 노래가 아직 잊혀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음악에 취해서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면 이게 영감이 되지 않았을까 싶었을 정도로요.



- ※ 세상에는 이런일이 자주 일어납니다.



그 노래를 처음 들은 건 일명 컴필레이션 앨범에서 들었습니다. 미라클 피아노 앨범으로 기억됩니다. 중학교 때 짝꿍거 테이프 빌려달라고 조르다가 아무거나 테이프를 받았는데 전부 피아노 곡. 그래 이거라도 됐으니 들어야겠다. 라고 할때 인생곡을 만난거 같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피아노 곡으로 시작해서 테크노로 변했던 그곡.


Robert Miles - Children.



https://youtu.be/CC5ca6Hsb2Q






그곡에 꽃혀서 수록된 곡의 앨범. Dreamland를 CDP로 열심히 들었습니다. 이런 사운드가 가능하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푸른 하늘에 저 눈이 제가 듀스이후로 산 외국 아티스트의 앨범이기도 했습니다. Robert Mile는 90년대 부터 활동안 이탈리안 키보디스트이자 일렉트로 아티스트입니다. 국내에는 One & one 이라는 곡과 국내 시사 프로그램에서 쓰였던 Fable, Red zone. 등은 기억에 많이 남는 노래입니다.



그리고 뒤를 이어서 나온 앨범이 23AM인데 이 것도 제가 사고 군대가기 전에 정동진에서 CDP와 함께 모든 CD를 놔두고 오기 전까지 계속 들었던 앨범이었습니다. 그때 타이틀 곡이었던


Robert Miles - Freedom



https://youtu.be/0pvggRPzB3Q






23AM, 이 앨범은 정말 좋은 앨범이라고 생각되는게 Dreamland이후에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채집한 사운드의 집합체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앨범에대한 평을 봐도 그렇고요. intro부터 시작된 앨범은 Full moon과 Maresias라는 노래는 꼭 한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 앨범의 Freedom은 또다른 오프닝송으로 우리에게 다시 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는. 푸른밤을 지휘하던 친구가 시장으로 돌아왔죠. FM 음악도시 4대 시장 성시경.



https://youtu.be/NYqQQMAWmkg





케이시 슬레지랑 나온 이 버전이 96년에 나온 오리지날 버전입니다. 성시경의 FM 음도의 오프닝 송이었죠. 자정의 진행자가 시장으로 집무를 시작하고 나서는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방황을 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래도 듣고 있는게 좋았으니까요. 스트리밍 서비스가 좋았을 때도 전 라디오를 틀었던 것 같네요. 그냥 좋았습니다. 내 친구가 들려줬던 그노래를 이제 매일 들을 수 있다니.



하지만 Robert Miles는 지금 세상에 없습니다. 2017년 5월, 이비자에서 사망했습니다. 소식을 들었을 때 몇 안되는 한국에 있는 팬이지만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1년뒤에는 또 다른 아티스트의 사망소식도 들려옵니다. 이 친구도 제가 좋아하는 친구였는데...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둘을 애도했고 리믹스 음악으로 이들을 추모했습니다. 천재들을 어떻게든 되돌아오게 하려는 하늘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그리고 코로나가 터지기 전 마지막 벨기에의 EDM 페스티벌 TomorrowLand2019에서 한 아티스트가 동시에 이 둘을 추모하는 믹싱이 터지자. 전 그때 버스에서 있었는데 울음이 터지더군요.



https://youtu.be/Jdi0uEWaRkc






평소에 트럼펫을 익살스럽게 불면서 믹싱과 F***ing의 향연이 이 친구의 시그니처였죠. Timmy Trumpet. 20분쯤 들어보시면 앞서 말한 Robert Miles -Children 과 그후 사망한 EDM 천재 Avicii의 S.o.s가 같이 믹싱된 것을 들으 실수 있습니다. 영어 리스닝이 예전 같지는 않아졌지만 그 때 저당시에, 우리가 잃었던 것들이 지금 다시 여기에라는 말을 들은 거 같은데. 그 누구의 믹싱보다 인상 깊었다고 봅니다. Timmy의 트럼펫도 누구를 떠나 보낼 것같은 연주를 했고 또 미치광이 친구마냥 자기 식으로 춤추며 이들에 대한 존경을 표했습니다.



그렇게 나의 자정에 대한 노래는 그냥 더는 없었으면 했습니다.



- ※저도 쉬러 올게요. 여러분도 여전히 그리고 안녕히 내일도 쉬러와요.



욕심보다는 기다리는게 익숙했고. 그런 성격탓에 누구를 기다리는 일 정말 많이 했던거 같습니다. 어떤 일은 홀딩이라는 일을 참 요리조리 잘해야 되는 일이 있었는데 그 때 참을성이 길러져서 였을까요. 계약금이 오고 갔고 홀딩을 타이트하게 하고 있으려면 단단한 회피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지만 되려고 했던 것만 생각하면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걸 나중에서야 알겠더라구요. 무슨 소린지 모르겠지만 전 참 기다리는 거 잘 합니다. 어느 누군가를.



차에서 들려오던 노래 소리가 자정이 넘어갈때까지 저의 옆에 있는 사람은 나오지를 않았습니다. 법정 표준 근로시간은 이미 넘어간지 오래고 저녁은 먹었는지 점심은 먹었는지. 모를 정도로 어느 마포구 한 기관에서 3곳에 페이퍼 양식을 맞춰 작성하느라 밤을 새던 그 친구를 한참 동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택시도 하루 이틀이지. 모은 택시비로만 소고기를 몇번이나 먹었겠네를 반복하며 언제 나올지 모르는 그 곳에서 차를 대고 대기를 합니다.



그 당시 들었던 노래네요. 자정을 넘어가면 언제나 듣던 푸른밤. 또 MBC네. 아이돌이 라디오 디제이를 한다는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팬덤이 이끌어주는 라디오에서 벙어리마냥 빵긋빵긋해주는 건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런 분들도 존재했던 거 같은 느낌. 그래서 이 분이 디제이 한다는 것을 한동안 잊어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하루이틀 들어보니 이런 모습이었나 싶기도 하고 솔직한 모습이기도 했고 누군가에게 다가가는 말투를 짓는 다는게 스피커로 들려온다라는 느낌이었을까.



몇주를 12시 넘어서 듣다보니 이친구의 라디오가 귀에 들었습니다. 옆에 있는 사람과 저의 공통 분모 아티스트인 에픽하이의 미쓰라가 진행하는 야간개장을 하는 2시를 넘기는 때도 있었습니다. 마냥 기다렸죠. 때려치라고 얘기해도 자신의 일이라며 온통 모든 것을 짊어지는 이친구가 대단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그후 몇년뒤. 밤새 일하고 난 저녁이었습니다. 잠을 자야했고 귀를 때리는 옆사람의 통화 소리. 그리고 전 말을 잇지 못했고 하루 종일 매장에 이노래를 틀었던 것 같습니다.


Shazz - Heaven



http://kko.to/c-X25cSf0












종현씨만이 들려줄 수 있는 위로가 되는 메시지가 있다라는 말은 옆사람이 먼저 꺼낸 겁니다. 머리까지 올라오는 화를 누그리는데 이런 저런 이야기와 목소리가 참 풍요로웠습니다. 잠을 이루기도 했지만 그땐 참 잠이 잘오는 목소리인것도 같았습니다. 괜히 연예인은 아니었구나. 편견이 이렇게 무섭구나.



나와 관련이 있는 아티스트도 아닌데 한동안 허망했습니다. 매장에 눈이 왔었는데 이런 저런 일을 하다 보니 허망함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느낌. 바통을 이어받은 디제이인 이동진 씨가 울먹이며 띄워주신 강아솔의 그대에게, 뒤를 이은 디제이인 미쓰라의 야간 개장에서는 퍼프대디의 I'll be Missing you까지.



그런 느낌의 자정에 먹먹함을 그때도 느꼈네요. 자정에 대한 노래는 여기까지 입니다. 하루의 끝을 마무리하며 다가올 시작을 준비하며 듣는 보는 자정의 여러분들은 어땠나요. 여러분들도 여러분의 자정에는 항상 스토리가 있고 좋은 마무리만이 그리고 시작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글을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아까말한 기가 막힌 리스트는 오늘 소개한 노래와 아티스트들의 좋은 노래들을 몇곡 선곡해 볼까합니다. 본문에 나온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습니다.



긴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편안한 휴일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노비츠키 였습니다.



1. Blonker - Travelling


1-1 Blonker - Sidewalk Cafe


1-2 신해철 - Growing up


1-3 신해철 - Good bye - 안녕 (Crom's Techno Works앨범 중에서, 1998)



2. Robert Miles - Children(Dream ver.)


2-1 Robert Miles - Freedom (original ver.)


2-2 Robert Miles - Freedom (23AM 앨범 중)


2-3 Robert Miles - Fable


2-4 Robert Miles - Red Zone


2-5 Robert Miles - Full moon


2-6 Robert Miles - New Flower


2-7 Robert Miles - Maresias



3. Timmy Trumpet - Party till we die


3-1 Tim Bergling (Avicii) - S.O.S



4. Shazz - Heaven (inst)


4-1 종현 - 1000


4-2 강아솔 - 그대에게


4-3 Puff Daddy & the Family - I'll be Missing you (Ft. Faith Evans &112)


4-3 Eric Benet - Still with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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