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껴봤자 똥된다
안녕하세요.
앞으로 100일 조금 더 남은 20대를 기록으로 남겨보려고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고, 재밌게 읽었던 책에 대해 적어보고 싶습니다.
매일 한번씩 올려다볼 하늘에 대해서 말해보고 싶고, 목표했던 것들을 어떻게 안고 가는지 스스로 점검해보고 싶습니다.
누군가 시간을 내어 읽어줄 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한글자 한글자 곱씹으면서 적어보겠습니다.
게으르고 쉽게 변하고, 특별하게 재밌는 이야기를 할 줄 아는 사람은 아니지만 글을 적고 싶다는 마음은 아껴봤자 똥된다는 생각에 다시한번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브런치에 글을 적는 과정은 좋아하는 종이 일기장에 적는 것과 조금 다른 의미에서 기쁜 일입니다.
둘 다 기록으로 남겨둘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브런치라는 매체는 '나의 기록'을 '당신과 나의 것'으로 바꿔주는 특별한 힘을 가졌습니다.
세상에 제가 서있을 자리 하나 구하지 못해 의기소침했던 시간 동안 이곳은 저의 사무실이었고 저의 책상이었고, 저의 창고이자 작업실이 되어 주었습니다. 새하얀 모니터 화면에 대고 감사합니다 라는 마음을 품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도 감사하다는 말은 어디론가 전하고 싶습니다.
백지 앞에서 누구나 평등하다. 누구나 똑같이 고민하고 괴로움을 겪는다. 그걸 생각할 때 글을 어떻게 써야 하나 막막한 마음도 위안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순간 무엇을 선택해야할지 잘 모르겠을 때. 어떤 일에 관심과 시간을 쏟아야할지 스스로의 판단에 자신이 없을 때. 브런치를 열고 묵묵히 쓸거리를 가다듬었던 저 자신이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 다시 이곳으로 돌아온 걸 새삼 대견하게 여기게될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뻔하고 어디선가 들어봤던 단어와 문장들을 다시 반복하고 있지만.
그래도 즐겁습니다. 그새 저 자신을 더 좋아하게 되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