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프로필 d-14 첫 무탄데이

내 생에 마지막 2주

by 민지숙

피티쌤의 ‘조언’대로 이번 주말은 탄수화물 없는 하루 한 끼를 먹기로 했다. 마침 가족 결혼식이 있어 지방에 내려갔는데, 뷔페 식사로 샐러드와 단백질만 먹으려 마음먹었다. 문제는 지금까지 조금씩 줄여왔던 음식의 양과 그에 비해 늘려왔던 끼니의 수를 한 번에 바꿔야 한다는 점이었다. 겨우 익숙해진 식단과 루틴을 한 번에 깨트린다는 게 겁이 났다. 그나마 서 너 시간에 한 번 씩 무언가를 먹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버티고 버텼는데 하루 한 끼라니. 그것도 탄수화물이 없는 한 끼여야 한다니.

인슐린 상승을 억제하는 어떤 방법이라고만 들었다. 간략한 설명 뒤에 이제 딱 2주밖에 남지 않았다는 단서가 붙었다. 솔직히 자신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2주 뿐이니 주말 나흘만 해보자는 말에 더 토를 달 수 없었다. 나흘 좀 더 굶는다고 죽기야 하겠나 싶은데. 마음은 뭔가 죽을 것만 같았다. 지금까지 진짜 입이 터져서 폭식을 한 적은 없는데. 이번에 다 때려치우고 싶어지면 어쩌나 겁이 났다.

피티 쌤은 40대 몸무게를 찍기를 원한다. 근육이 좀 더 선명하게 보이길 바란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될 수 있는지 모른다. 동시에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는 생각도 한다. 어쨌든 남은 시간은 조금이라도 더 나아졌으면 하는데. 운동량은 더 늘릴 수 없으니 건드릴 수 있는 건 식단뿐이다. 얼마 전부터 약한 두통이 가시지를 않는데. 기상 시간을 앞당겨 수면이 부족한 것과 생리를 앞둔 컨디션 난조의 복합 작용인 것 같아 식단 때문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


정답은 뭘까. 잘 하고 있을까. 사실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아 판단력도 떨어진다. 오늘 하루 한 끼를 먹으면서 버틴 결과 한 가지는 분명히 깨달았다. 이런 극단적인 시간은 내 생에 마지막이다. 여기까지 와보니까 알겠다. 이런 방법은 몸을 상하게 한다. 남은 시간이 딱 2주 뿐이기 때문에 눈 딱 감고 간다 싶지만. 다시는 이런 무리한 방법을 쓰지 않겠다. 시험을 앞두고 매번 벼락치기를 하는 꼴이다. 그보다 더 나쁜 건 점점 벼락치기는 통하지 않고, 고통스러운 시간만 더 길어질 것이란 거다.


누가 시키면, 과제가 주어지면. 일단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게 마음 편했다. 이번 바디프로필 역시 처음부터 제대로 알고 시작한 것이 아니고, 아마 끝날 때까지 온전히 이 프로젝트의 의미와 ‘정석’의 방법론은 알 수 없을 것이다. 그저 나는 이만큼의 시간을 보내 왔고, 주어진 시간만큼 고민하면서 나만의 답을 만든 것이다. 이렇게까지 해보지 않았다면 알 수 없었을 많은 것들이 있다. 지금은 몸이 힘들어 정리할 여력이 없지만, 시간은 가기 마련이고 다음 달이면 그 모든 것들에 대해 차분히 돌이켜 생각할 날이 올 것이다.


식단

아침: 0

점심: 샐러드 + 뷔페 단백질

저녁: 0


운동

웨이트 60분 + 유산소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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