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프로필 d-11 시간과 노력은 온전히 남는다

타인의 평가와는 별개의 일

by 민지숙

오늘 하루 종일 일에 들들들들 볶였다. 이런 날도 있기 마련이지만 오늘은 일어날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이 한꺼번에 닥친 것 같다. 넋을 놓아버린 시간도 있었고, 어떻게 저녁 복싱장까지는 갔는데 운동에도 거의 집중을 하지 못했다. 오늘은 그저 이렇게 다 살아낸 것만으로도 대견한 그런 하루였다.

사실 지금 사진을 찍어도 괜찮을 것 같다. 가능하면 이번 주말에라도 찍고 끝내버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아직 열흘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고. 하루하루가 빠르면서도 꾸역꾸역 넘어가는 것이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어쨌든 시간은 끝까지 온전히 지나보내야 하니 이제는 시계태엽 돌아가듯 운동을 가고 식단을 챙겨먹는다.

일에 그렇게 시달렸지만 평가는 좋지 못했다. 그럴 수도 있다. 내가 애를 쓰고,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시간과 품을 아무리 들여도 평가는 좋지 못할 수 있다. 그렇다고 결과가 나쁘단 뜻은 아니다. 온전히 내 스스로 심어두는 의미가 더 중요하다. 칭찬받고 인정받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하다고 해서 그 모든 정성과 노력이 가치 없게 되는 건 아니다. 그 둘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다.


바디프로필 역시 나의 노력과 마음 졸이는 시간과 무관한 평가를 받게 될 수 있다. 사진이니까 누군가에게 보여지고, 그 누군가의 평가와 시선이 내가 바라던 것보다 별로일 수 있다. 그럴 수도 있다. 그렇지만 얼마든지 그럴 수 있고, 그것과는 완전히 무관하게 내가 보낸 90여일간의 시간은 온전한 가치로 남는다. 내가 기억하고 있고 이렇게 기록하고, 내가 사랑하는 남편과 나의 가까운 지인들이 알아준다.

이 시간 동안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배웠는지.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과 후의 나의 삶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궤적을 그리며 멀리 움직여보았는지. 내 일상을 얼마나 가까이서 들여다보고 리듬과 루틴의 균형점을 찾기 위해 애써봤는지. 이런 것들이 모두 더해져야 진정한 무게가 달아진다.


그냥 열흘 정도 남으니 운동이나 식단보다는 이런저런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된다.


식단

새벽: 요거트볼

아침: 닭가슴살 + 오트밀

점심: 삼계탕

저녁1: 투썸 빵

저녁2: 닭가슴살 + 프로틴빵 프레드 1/2 + 오이 한 개


운동

일!!!!!!! + 복싱 6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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