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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지숙 Jul 03. 2022

자가격리 일주일, 얼마 썼을까?

총 264,084원 지출



#코로나확진#자가격리#일주일동안#얼마썼을까?#지출통제실패#쓸만큼썼다#아프지말자



나는 슈퍼루퍼코로나면역자인 줄 알았다. 점심 저녁 사람 만나는 게 일인데


지금까지 걸리지 않았으면 이미 걸렸거나 안 걸리는 몸인 줄 알았다. 나의 착각이었다.


지난 주말 목구멍이 간지러운 느낌에 몸이 축 늘어지는 느낌이 들었고,


간이 키트로 코를 쑤셔봤지만 음성이었다.


한숨 자면 낫겠지 했지만... 월요일 아침 기어서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확진입니다. 보건소에는 제가 신고할 거고요. 일주일 동안 격리하시면 됩니다.”



신고요...? 격리...요?



그동안 몇 번이나 상상만 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확진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한 건 남편도 엄마도 아닌 팀 카톡방이었다.


그렇게 일주일 동안 내 집에 나를 가두게 되었다.


가장 큰 문제는 먹는 것. 며칠 단위로 마트에서 장을 봐오던 터라 월요일에는 당장 먹을 게 하나도 없었다.


지난 몇 달 긴축 재정으로 배달음식을 시켜먹지 않았는데 방법이 없어 보였다.


위기감에 마음 졸이며 소비 통제만큼이나 ‘생존’에 집중했던 지난 일주일이었다.



자, 이제 자가격리 일주일 동안의 지출 내역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1일차 (월요일)



일단 되는대로 냉장고를 털었다.


냉동 볶음밥과 계란 후라이로 점심을 떼웠다.


코로나19 검사비용만 나가고, 확진 판정을 받으니 약값은 공짜였다


남편과 저녁을 먹고, 부랴부랴 이마트 배송을 시켰다


부작용이 남지 않으려면 고단백식을 하라고 해서 소고기와 야채 주문!







대표

사진 삭제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지출>


코로나19 검사비 : 5,000원


이마트몰 : 53,186



(상세내역)


호주산 척아이롤 600g 16,680원


노브랜드 치즈케익 590g 9,980원


세척당근 1봉 2786원


피코크 에그포테이토샐러드 6,780원


포카칩 2개 2.360원


고깔콘 1개 1,180원


피코크 우유 2.3L 4,960원


시금치 2,480원


 


총 58,186원 지출



2일차 (화요일)



점심도 집에서 해먹고, 오후에는 친정집에서 구호물자가 왔다ㅠ


엄마 아빠가 집 앞에 먹을 것을 잔뜩 두고 가심.


미역국과 장조림, 과일 잔뜩..역시 친정 가까운 데 사는 게 최고였다.



당장 먹을 것은 해결되었는데, 정신적인 허기를 채울 것이 필요했다.


밖을 나갈 수도 없고, 장맛비가 하루종일 내리는데 뭐라도 읽을거리 없이


일주일 갇혀 있으면 심심해 미칠 것 같았다.


소설 한 권과 관심 있던 경제관련 책 2권을 주문했다.


<지출>


알라딘 책 주문 : 52,920원



(상세내역)


오건영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 16,920원


김영하 <작별인사> 12,600원


피터린치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23,400원



총지출: 52,920원




자가격리 일주일, 얼마 썼을까?


3일차(수요일)



친정집 밑반찬과 이마트몰 장본 것으로 점심 저녁 해결.


하루 종일 끙끙 앓고 있는 내가 가여웠는지 남편이 넷플릭스를 결제해주었다


지금 보고 있는 디즈니 플러스에는 더 이상 볼게 없어서 벽을 긁고 있었기 때문ㅜ




지출


- 넷플릭스 월구독료 13,500원




총지출: 13,500원




4일차(목요일)


두둥, 함께 생활하던 남편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ㅠ 3차 접종자는 따로 격리 없이 회사를 나가도 된다고 해서 출근하던 남편이 목이 아파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봤다고 한다.


출근길 그대로 집으로 돌아오는 남편이 피자가 먹고 싶다고 해서 큰맘 먹고 배달을 시켰다


저녁에는 남편이 이마트몰 배송을 시켰다...이제 두 명 분의 식사를 주문해야 한다.


남편이 계산했고 7만원 정도 들었다.



<지출>


- 도미노 피자 28,478원


- 이마트 배송 70,000원



총지출: 98,478원


5일차(금요일)


이마트몰 배송 온 소고기로 점심 저녁을 먹었다.


아무리 좋은 단백질이라고 해도 물리기 시작했다.


닷새째 계속 비가 내리고 있어 이유 없이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나흘치 약을 다 먹어 약국에서 새로 약을 타왔다. 이번에도 약값은 따로 내지 않았다.


대신 인후통에 효과가 있다고 하는 목 스프레이와 프로폴리스 사탕을 구입했다.



<지출>


- 목 스프레이: 10,000원


- 프로폴리스 사탕: 4,000원


- 마스크 6장: 6,000원


총지출: 20,000원


6일차(토요일)


집밥이 지겹다...인후통이 올라오기 시작한 남편이 돈까스가 먹고 싶다고 해서 주문했다.



지출


- 돈까스: 21,000원


총지출: 21,000원




7일차(일요일)


넉넉히 주문해둔 음식으로 점심 저녁 해결



무지출



일주일 동안


총 264,084원 지출



총평



항목으로 보면 이마트 장보기 + 배달음식으로 식비(17만 2664원)가 가장 많이 차지했고,


책과 넷플릭스인 ‘여가 취미 비용’이 두 번째(6만 6420원)로 많이 들었다.



우리 부부의 한 달 외식비 예산이 20만원, 마트 장보기 예산이 20만원인데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지난 일주일 동안 탕진한 셈이다..


코로나 후유증을 남기지 않기 위해 몸에 좋은 식재료를 아끼지 않고 사다 먹었기 때문이다.



친정에서 엄청난 식재료와 밑반찬을 가져다주지 않으셨다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지출이 있었을 것이다.


우리가 집에서 음식을 해먹지 않고 매끼 배달을 시켰다면 지출은 더 늘었을 것이다. 요즘은 배달료만 기본 4~5000원이더라.



결론적으로 아프지 말아야 한다...


몸이 약해지면 어쩔 수 없이 지출이 늘기 마련이다.


평소 건강을 지키는 것이 돈을 버는 일이다.



그렇지만 격리 기간 동안 많은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


격리를 마치고 나오니 하반기가 시작됐다.


푹 쉬었으니 더 열심히 아끼고, 불리며 살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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