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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다샤 Aug 15. 2020

수상한 집 - 광보네

12 - 화목한 가정


‘더 늙고 병들기 전에 저의 진실이 밝혀지고 헤어져 살고 있는 저의 가족을 당당히 찾아가 다시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엎드려 빌고 빕니다. 판사님’     


광보 삼춘이 2017년 재심을 할 당시 재판부에 냈던 탄원서의 일부이다. 그의 재심이유는 자신이 간첩으로 조작된 이유로 잃었던 가족을 다시 만나는 것이었다.      


그의 바람대로 2018년 그가 무죄가 되고 나서 가족을 찾았다. 그러나 그는 다시 가정을 꾸리지 못했다. 너무 오랜 세월 동안 그와 헤어져야 했던 가족은 여전히 그날의 아픈 상처를 고스란히 가지고 있었다. 광보 삼춘이 연행되던 그날부터 ‘간첩가족’으로 살아야 했던 고통의 시간, 열심히 공부했지만 취업이 되지 않는다며 어릴적부터 미래의 꿈을 버려야했던 아이들, 결혼을 앞두고도 전과자 아버지를 숨겨야 했던 아픔을 이들은 여전히 간직하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수상한집에 오는 손님들 중 아이와 같이 오는 손님들에게 유난히 눈길을 주신다. 아이들이 다가와 손을 잡고 놀아달라고 하면 몇 시간이고 시간을 보내시곤 한다. 며칠 전 수상한집에 자주 오시는 손님과 함께 온 아이 역시 광보 삼춘의 열혈 팬이다. 삼춘의 손을 잡고 밖에서 놀자고 하던가 무릎에 올라 앉아서 재잘재잘 떠들던가, 심지어 삼춘의 방에 들어가 함께 텔레비전을 시청하기도 한다.      

힘들지 않느냐는 말에 광보 삼춘은 괜찮다고 하신다.    

  

“보지는 못했지만 손녀딸이 아마도 요만할 거야. 얼마나 귀여워”     


밝게 웃는 삼춘의 모습을 보며 이 곳이 삼춘에게 위로와 위안이 될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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