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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다샤 Aug 16. 2020

평화밥상

2, 무중력의 힘, 말복

말복이다.     

닭볶음탕을 만들려 했으나, 국이 되어버린 닭볶음탕을 먹게 되었다. 세상일은 뜻대로 되지 않고, 결과는 예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그러나 어떠랴. 그대로 밝고 빛나며 맛있으면 되는 것을.

맛난 닭볶음탕을 먹고 놀고 즐기는 그 순간은 빛나는 순간이다.      

사실 우리는 겉으로 보기에 다들 스스로 빛내며 잘 지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세련되고 힙하게, 늘 빛나게 살고 있는 것처럼....

그러나 실상 빛나는 우리는 물위에 떠 있는 백조다. 다리의 움직임을 멈추면 곧 물속으로 가라앉는 백조.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내고, 죽을 듯 한 책임과 노력을 쏟아야 겨우 가라앉지 않고 살 수 있는 백조.     

그래서 수상한 집을 찾는 이들은 책임질 일도, 마지막을 각오하는 노력도, 걱정해야할 내일의 일정도 없는 무중력상태를 즐기곤 한다.


전혀 말이 통할 것 같지 않은 80 넘은 광보 삼촌조차 그 끝이 어딘지 모를 넓은 이해와 공감을 가지고 있어 수상한 집은 편안함에 푹 빠진다.     

함께 하는 식사에서 불편함 보다는 집처럼 편안한 광보 삼촌의 방에서 경계와 긴장을 풀고 지내는 법을 느낄 수 있다.     

밝게 빛나는 그들의 표정에서 여전히 나는 스스로 빛나고 있는 존재임을 자각한다. 

그런 그들에게 광보 삼촌은 앞으로도 여전히 빛날 그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수상한집은 그런 집이다. 어디에서 오는지 모를 무중력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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