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에 살아 보니

(전원주택에 사는 재미. 안데스 산맥의 위엄)

by 바람마냥

시골집의 풍경은 겨울이 지나고 봄이 서서히 다가오면, 풀이 나기 시작한다. 우리 집은 제일 먼저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잔디밭을 가꾸는 일이다. 어떤 사람은 밭을 만들어 채소를 가꾸라는 말을 하지만, 현재 있는 밭이 대여섯 평은 되기에 이것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밭이 더 커지면 나에게는 노동이 된다는 생각을 했지만, 잔디밭을 가꾸다 보면 이것도 노동이라는 것을 늦게야 알게 되었다.


봄철에 이르러 잔디밭에 나는 잡풀을 뽑아야 하는데, 그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어째서 잡풀은 그렇게도 잘 자라는지 한번 비가 오고 나면 쑥 올라온 것은 잡초이다. 할 수 없이 하루마다 구역을 정해 놓고 풀을 뽑았다. 그러면 하루 건너서 뽑아도 충분하기도 하고, 힘도 들지 않게 되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새벽에 잔디밭에 나와 풀을 뽑는 것은 노동이라고 하면 노동이 되고, 맑은 공기 속에서 놀이를 한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즐겁게 된다.

마당 건너에는 일 년 내내 물이 졸졸 흐르고, 수많은 산새들이 오고 가는 길목에 앉아 풀을 뽑고 있는 것이다.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힘이 들면 조금 앉아 쉬기도 하고, 땀이 나면 도랑 물로 세수를 한다. 이렇게 풀을 뽑으며 잔디를 관리하면서 일 년에 서너 번은 잔디를 깎아야 한다. 처음에는 잔디밭의 풀을 깎으면서 구획별로 나누어 손수 낫으로 깎을 생각을 했었지만, 쪼그리고 앉아 풀을 깎는다는 것이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오래전, 아버님이 산소를 깍듯이 깔끔하게 깔을 수는 없겠지만 잔디밭의 풀 정도는 해결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한 여름이 지나고 나니 잡풀을 뽑기도 힘든데 잔디를 깎는다는 것은 정말 고단한 일이었다. 고민 끝에 잔디 깎는 기계를 사서 일 년에 서너 번 잔디를 깎으니 쉽기도 하지만, 가지런히 깎아진 잔디가 시골집에 잘 어울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택을 돌보는 일중에는 나무나 채소를 돌보는 일도 있지만, 주택 자체에 흠결이 생겨 곤란한 경우도 종종 생기게 된다. 웬만한 것은 스스로 연구해서 해결해나가야 하고, 전문가를 부를 경우엔 출장비에 수리비까지 많은 돈을 요구하기도 한다. 나무를 가꾸는 일이라든가 채소를 기르는 일, 등은 이웃집의 도움으로도 얼마든지 해결이 가능하고, 부지런하면 스스로 공부를 해서 해결이 가능하다. 어렵게 해결하고 난 후의 즐거움도 또 있지 않은가? 많은 나무가 있어 돌보아야 하니 걱정을 했지만, 살아보면 나름대로 심고 싶은 나무가 또 있어 다시 구입하기도 하고, 정리하는데 힘이 들기도 한다. 이것도 전문가를 부르는 것도 좋지만 많은 자료를 찾아가면서 배우면 얼마든지 해결이 가능하고 즐거움도 얻을 수 있다. 이만한 노력도 없이 자연을 누리며 살 수는 없다. 조금은 고단 하더라도 일찍 일어나 자연과 함께 어울리면 그 보다도 훨씬 많은 것을 얻울 수 있다. 그러니 달콤한 전원주택만 생각하고 성급하게 주택을 마련하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것저것으로 집을 돌보다 보면, 동네를 구경 오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특히 봄철이 되면 수없이 찾아오는데, 구경 오는 사람은 두 부류로 구분할 수 있다. 차를 가지고 올라와 서서히 내려가면서 구경하는 사람도 있고, 또는 차를 입구에 주차를 하고 걸어서 서서히 동네를 구경하는 사람도 있다. 때로는 부부가 찾아와 시골살이에 관해 이것저것 물어오기도 한다. 모두가 전원주택에 상당히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다. 걸어서 오는 사람이나 차를 몰고 오는 사람이나 많은 것을 물어 온다. 어떤 사람은 사진을 찍어가면 안 되느냐는 물음도 하고, 동네 사람들과의 교류 문제, 집을 짓는 문제 등 많은 것을 묻는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이것저것을 물어본다는 것은 전원주택에 관해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뜻 나서서 집을 짓고 살러 들어오기는 용기가 나지 않는 것이리라. 어떤 사람은 시골에 땅을 사놓고 원주민과의 갈등으로 고민이라는 사람도 있고, 현재 집터를 보러 다닌 사람도 있다. 그렇다. 삶의 보금자리를 정하는 것인데 어떻게 섣불리 정할 수 있겠는가? 20여 년의 고민 끝에 전원주택을 마련하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게도 하고 싶었고, 지금 살아보지 않으면 영원히 살아 볼 수없다는 생각에 힘들지만 시골살이를 자청하고 만 것이다.


시골살이를 몇 년 하다 보니, 첫째는 공기가 너무 좋다는 것이다. 언제나 마음 놓고 숨을 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둘째로는 자연과 언제나 가까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에는 도랑이 있고 뒤에는 산이 있으니 봄부터 가을까지 갖가지 나물들이 산에 지천이고 언제나 자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원주민들과 잘 어울리면 그 보다 좋을 수가 없다. 가까운 친척과 같은 분위기에서 언제나 푸근한 생활을 할 수 있다. 울타리 너머로 채소가 오고 가고, 아침저녁으로 삶에 관한 이야기고 주고받을 수 있다.

다만, 도시에서 만날 수 있는 각종 혜택이 그리워지기도 하지만, 도시 근처 적당한 거리에 자리를 잡으면 대부분은 해소될 수 있다. 도시와의 거리가 20분 안쪽에 위치하고 있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데, 가끔 소주를 한 잔 하게 되면 오고 가는 것이 어렵긴 하다. 하지만 매일 술을 마시는 것도 아니고, 웬만하면 술을 삼가면서 살아갈 수도 있어 좋다. 가끔 서운한 것은, 친구들끼리 한 잔 하다가 부르질 않고 또 불러도 나가기가 불편하지만 도시 가까이에 있으면 대체로 해결이 가능하다.


텃밭에 채소가 있고, 뒷산에는 나물이 있으며 고개를 돌리면 이웃들이 바라보고 있다. 가끔 도시로 나가 적당한 시장을 봐 오면 불편함이 많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어느 친구들은 외로울 것이라고 가엾게 생각을 한다. 적당한 일거리로 취미생활을 만들어 오면 제일 좋고, 그것도 안되면 적당한 시간에 도시생활을 즐기러 가면 되는 일이 아닌가? 그리고 지금은 시골에서도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지자체에서 많은 지원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어차피 외로운 존재이고, 언젠가는 혼자가 돼야 하는 것이 아니던가? 혼자서도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되지 않을까? 전원주택을 살아가는 어설픈 사람의 삶의 변명이자 핑계이기도 하다.